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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400만원 필요한데…" 노후자금 풍족한 '금퇴족' 되려면?

by 이미행복 2020. 6. 10.



"월 400만원 필요한데…" 노후자금 풍족한 '금퇴족' 되려면?

 

인터뷰 - 조용준 하나금융 100년 행복연구센터장 
"20대는 저축, 30대부터 개인연금은 필수"

 



"국민연금 수급 연령은 65세로 늦춰진 반면 대한민국 직장인의 평균 퇴직 나이는 50세 전후에 머물러 있다. 50대 퇴직자들은 급여가 사라진 후 국민연금을 받을 때까지 10여년 이상 생활비 전부를 스스로 마련해야 하는 경제적 부담에 직면해 있다."

'하나금융 100년 행복연구센터'(이하 행복연구센터)가 개소를 기념해 지난달 출간한 '대한민국 퇴직자들이 사는 법' 첫 장에 나온 말이다. 대한민국 퇴직자들은 직장에서 나온 뒤 국민연금을 받을 때까지 소득이 없는 기간, 즉 '소득 크레바스'에 빠져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하나금융투자 본점에 있는 행복연구센터로 향했다. 지난해 11월 신설된 행복연구센터는 하나은행 은퇴설계센터와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합쳐진 조직이다.

조용준 행복연구센터장은 "노후자금이 충분한 '금퇴족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개인연금부터 가입하라"고 강조했다. 

◆"월 400만원 필요한데…실제는 252만원"

행복연구센터는 지난해 11월부터 두 달간 수도권과 5대 광역시에 사는 50~64세 퇴직자 1000명을 조사했다. 

'대한민국 퇴직자들이 사는 법'은 이들이 처한 상황을 분석한 보고서다. 퇴직을 잘 준비한 사례, 퇴직자들의 소비행태까지 다양한 내용을 담았다.

조용준 하나금융 100년 행복연구센터장은 지난 2일 진행된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개인연금에 꼭 가입할 것을 추천한다"며 "개인연금은 연간 7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노후 준비와 절세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조용준 하나금융 100년 행복연구센터장은 지난 2일 진행된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개인연금에 꼭 가입할 것을 추천한다"며 "개인연금은 연간 7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노후 준비와 절세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눈길을 사로잡는 부분은 퇴직자들이 원하는 월 평균 생활비. 퇴직자들은 친구들과 외식도 하고 가끔 여행도 가는 '여유 있는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한 달에 400만~500만원 가량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현실에는 차이가 있었다. 조사 대상의 실제 월평균 생활비는 252만원에 그쳤다. 퇴직자 대부분이 그들이 생각하는 여유 있는 삶과는 거리가 먼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조 센터장은 "은퇴 후 월 생활비를 400만~500만원으로 높이는 게 은퇴 설계, 노후 준비"라며 "노후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또다른 생존 경쟁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생활비가 모자란 퇴직자들이 다시 생업전선에 뛰어드는데, 이마저도 은퇴 후 평균 11.2개월이 걸렸다"며 "경제활동과 소비를 줄이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퇴직 이후의 삶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체 8% 불과한 '金(금)퇴족'…노하우는?

행복연구센터는 이번 조사를 통해 노후 자금을 충분히 마련한 '금퇴족'의 특징을 분석했다. 금퇴족은 은퇴 후 여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을 정도로 '노후자금이 충분하다'고 스스로 평가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전체 응답자의 8%에 불과했다. 

금퇴족의 월평균 생활비는 308만원. 모두가 꿈꾸는 월 400만~500만원에는 부족했지만, 전체 평균 252만원보다 많았다. 사실상 월 300만원만 있으면 '여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부분이다.

하나금융 100년 행복연구센터 발간한 잡지 '대한민국 퇴직자들이 사는 법' 보고서 일부.


하나금융 100년 행복연구센터 발간한 잡지 '대한민국 퇴직자들이 사는 법' 보고서 일부.

조 센터장이 밝힌 금퇴족의 특징은 다섯 가지다. 이들은 다른 이들보다 빨리 개인연금에 가입했고, 주식과 펀드 등의 투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또 투자 관련 정보에 관심이 높았고, 비교적 이른 나이(40세 전)에 집을 마련했다. 마지막으로 소유한 부동산을 통해 꾸준한 현금 흐름이 발생했다.

조 센터장은 "금퇴족은 개인연금 가입 비율이 높았고, 무엇보다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특히 많았다"며 "주택 보유 비율이 90%로 평균 64%를 훌쩍 넘었다"고 설명했다. 집을 이용한 주택연금으로 부족한 생활비를 채울 수 있어 금퇴족들은 노후 준비가 더 잘돼 있다는 평가다. 

그는 20~30대 젊은층을 향해 "당장 쓸 돈이 부족하고 힘들어도 개인연금에 꼭 가입하라"고 거듭 강조했다. 조 센터장은 "20대 젊은층은 소비를 줄여 저축하고, 30대부터는 개인연금을 통한 노후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며 "개인연금은 연간 7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어 노후 준비와 절세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이끄는 행복연구센터는 노후자산을 모으는 연금부터 신탁, 자산관리 솔루션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을 방침이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나의 노후 자금은 얼마나 부족한지 계산해보자.

퇴직 이후 고정 소득은 얼마나 될까?

필요 자금의 윤곽이 나왔다면 이번에는 은퇴 시점까지 준비할 수 있는 준비 자금이 얼마인지 알아볼 차례다. 이러한 분석 역시 앞서 필요 노후 자금 규모를 살펴본 것과 마찬가지로, 퇴직 이전까지 마련 가능한 모든 자금을 통틀어 합산하는 것이 아니라 퇴직 이후 매달 고정적인 소득이 얼마인지를 계산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것은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이다. 그리고 임대부동산을 가지고 있다면 임대소득이 발생할 것이고, 금융 자산이 있다면 이자나 배당소득이 있을 수 있다. 그 외 개별적으로 보험회사에 가입한 각종 연금도 고정적인 소득이 된다.

만약 이러한 소득으로 매월 고정지출을 충당할 수 없다면 살고 있는 집을 담보로 연금 형태로 대출을 받는 주택연금이나, 목돈을 일시금으로 넣고 다음 달부터 연금으로 지급받는 즉시연금으로 고정적인 소득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 생각지 못한 고정소득이 생길 수도 있다. 취업하거나 출가한 자녀로부터 받는 용돈이다. 자녀로부터 받은 용돈은 노후 자금으로 쓸 수도 있지만, 가급적 자녀의 결혼 자금 등의 용도로 적립해두기를 권한다. 그렇게 한다면 부모를 봉양하는 효도 습관도 기르고, 자녀의 결혼 자금 등을 마련하는 부담도 줄일 수 있어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만약 은퇴 이후의 소득을 예측할 수 있으면 예상 지출 규모와 비교해서 부족 자금을 산출할 수 있다. 은퇴 자금에 여유가 있다면 은퇴 시점을 앞당길 수도 있고, 경제활동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봉사활동이나 여가생활을 하면서 그만큼 풍요로운 노후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은퇴 자금이 부족한 경우에도 어느 정도 부족한지 예측할 수 있으므로 필요 이상의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부족 자금의 규모에 따라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면 될 일이다.



부족한 노후 자금을 충당하는 세 가지 방법

노후 자금이 부족할 경우 해결책은 두 가지다. 소득을 늘리거나 지출을 줄이는 것이다. 소득을 늘리기는 은퇴 전, 소위 현역에 있을 때도 쉽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익히 잘 알고 있다. 하물며 은퇴 이후에 소득을 늘리는 것이 쉬울 수 있겠는가!

그럼 실제로 부족한 노후 자금을 어떻게 충당해야 할까? 사람들이 가장 흔히 사용하는 방법은 다음 세 가지다. 재취업과 창업 그리고 지출 절감이다.

 재취업, 일과 삶의 조화를 생각하라.
막연히 노후 자금이 부족하니 무작정 재취업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일자리를 찾아 헤맨다면 크고 작은 장애물에 부딪히기 마련이다. 고령, 사회적 위신과 체면, 신체적·기술적 능력, 저임금이라는 장애물들이 앞길을 가로막는다.

반면 매월 얼마나 부족할지 알고 있다면 직업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리고 자신의 흥미와 적성, 능력 등을 고려하여 부족한 만큼만 벌 수 있는 일자리를 찾으면 의외로 쉬울 수 있다. 각종 시간제 근로(아르바이트)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시행하는 공공근로에도 관심을 가져보자. 30만~50만 원 정도는 충분히 벌 수 있다.
이런 일들이 흡족할 만큼의 금전적 대가를 주진 않겠지만 어쩌면 그보다 더 소중한 것들을 줄 수도 있다. 그것은 바로 일을 통해 만들어지는 사회적 관계망, 그로 인한 존재감과 소속감,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자부심, 그리고 무엇보다 삶을 향유할 수 있는 시간이다.


 은퇴 창업은 노후 파산의 지름길
소득을 늘릴 방안을 강구하다가 한 번이라도 때늦은 창업을 떠올렸다면 가정의 안녕에 ‘경계경보’가 발령된 것이라 생각해도 무방하다. 2017년 7월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자영업 창업자 수는 122만 6,443명으로 전년보다 3%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폐업자 수는 90만 9,202명으로 전년대비 15.1% 증가했다. 2016년 한 해 동안의 휴폐업 숫자로 본다면 하루에 3,360명이 창업을 했고 2,490명이 폐업을 한 것으로, 폐업자 수가 창업자 수의 74.1%에 달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참담한 창업 현실이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영업자가 자꾸만 늘어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절반이 3년을 버티기 힘들다는데, 절반이 200만 원도 못 번다는데, 속된 말로 부부 둘이 개고생을 해야 겨우 먹고산다는데 왜 창업을 할까?

그래도 취업보다는 쉽고, 남의 밑에서 일하는 것보다는 속 편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누군가 창업 성공을 위한 10계명 중 제1계명이 “나는 절대로 실패하지 않는다라고 생각하지 마라”라고 했다. 나는 이 말에 절대적으로 공감한다. 그래서 가급적 창업은 말리고 싶다. 특히 은퇴 창업에 실패하면 회복할 기회도 없이 빈곤층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업을 선택한다면 철저한 준비만이 유일한 살길이다.


 지출 절감, 생각이 아니라 구조를 바꿔라.

지출 절감에 성공하려면 구조적으로 지출을 줄어들게 만들어야 한다. 첫 번째 방법은 거주 주택의 규모를 축소하는 것이다. 주택의 규모가 작아지면 냉난방비, 관리비, 재산세 등이 자동적으로 줄어든다. 부가적으로는 주택 매매 차액으로 대출을 상환할 수 있으므로 이자 비용도 줄어든다.

두 번째 방법으로 승용차를 버리는 건 어떤가? 승용차는 구입하는 순간 중고차가 되며 차량 가치는 시간이 갈수록 떨어진다. 거기다 보험료와 자동차세, 그리고 유류비, 주차비, 수리비 등 유지 보수 비용도 만만치 않다. 승용차 대신 버스나 전철을 이용하는 것이 불편하다면 콜택시나 카카오택시를 이용하자. 자가용 승용차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기사 딸린 승용차를 이용하는 셈이다.

오랜 세월 익숙해진 주거 환경을 변화시키는 것도, 승용차를 버리는 것도 어쩌면 다소 극단적인 방법이라 결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서 이를 통해 강조하고자 하는 바는 ‘절약하겠다는 마음만으로는 지출을 줄이기 어려우므로 작든 크든 구조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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